글/삼국지전략판 2차 창작

라이트 노벨. 쟁 1-포판진의 방울소리

가쓰 2022. 3. 2. 23:45
반응형


극의 재미를 위해 존칭을 생략한 등장인물들이 있습니다. 미리 양해 구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프롤로그


"운유 님... 날 보고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아, 여기서 끝인가...?"

'딸랑 딸랑'


***


시즌 2 가 시작된지 4일째. 쟁을 옮기며 세력치 작업을 하기가 이젠 좀 지쳤다. 사실 2일째 옆동네 장군들과 술을 마시고 일어나보니 이미 격차가 좀 생긴 지라 하북 라이딩을 즐기고 있던 중이었다.

"째끔 쌀쌀하긴 한데... 역시 오도바이는 혼다지...!"

몰래 놀고 있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배덕감과 쾌감을 느꼈다.

"그려... 전쟁 기간에 문관이 할 일이 어딨겠나~? 난 놀아야것소~ 장군님들 화이팅!"

그러던 중 다음 작전 지시가 내려왔다.

"우리는 포판진을 뚫고 남들 보다 빠르게 색 다르게 자원주에 진출할 것이오."

장로 군 님의 근엄한 목소리가 내 심장을 후볐다.

'아 x댔네... 놀기만 해서 준비가 안됐는데...'

"아... 저기 조금 이르지 않을까요? 일정이 쪼까 타이트 하네요잉...?"

이미 후회해도 늦었다. 내 모기만한 변명은 맹원들의 함성소리에 너무도 쉽게 가려졌다. 우리 용맹한 쟁•지•려 연맹은 이미 포판진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난 작은 소리로 욕을 지껄이며 디비져 자고있는 감녕과 유비의 싸대기를 날리며 괜히 화를 냈다.

"이 새끼들아 일어나, 이제 일 하러 가야돼!"

"저기... 주군, 아직 괜찮다고 더 놀라면서요... 아직 빌려주신 오도바이도 못탔는디."

"아가리 봉인. 얼렁 니네 따까리들 2열 종대로 집합시켜놔라. 그리고 감녕 너 이색기 허리춤에 방울 떼라 좋은 말 할때... 다른 사람 시선 끌면 준비 안된거 걸리잖아...!! 이 색 처 놀아서 체력 만땅인 거 보소."

포판진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하북 북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내 주성에서 가기엔 거의 다른 동네나 마찬가지였다. 감녕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터벅터벅 걸었고 유비는 뻔뻔한 얼굴로 옆에서 감녕 허리춤의 방울을 손으로 잡아주고 있었다.

'저 새끼 결국 방울 차고 왔네... 이번 일 끝나면 망치로 깨버린다 저거.'

포판진엔 역시나 많은 장군들이 이미 집결해있었다.

승상 이카르디 님의 미간은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

"여, 왔냐? 요즘 너 안 보이더라? 너 맨날 내 눈 피해서 놀려고 이름이 고스트라이더냐? 그럼 조용히 자전거 타고 다니지 오도바이는 시끄럽게 뭐하러 타고 댕기냐? 저저 뒤에 저 감녕새끼 관리 안해? 지 주군 갈군다고 꼬라보는 거 보소?"

"네 충성, 일 하지 말입니다..."

하... 깨질 줄 알았다. 오늘은 조금 멀리 떨어져 자리잡아야겠다. 마침 개장수 장군 옆자리가 비었다.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어 왔어?"

"선배님 또 전쟁터에 애완견들 데려오셨슴까? 위험합니다."

난 치와와의 머리를 긁으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이 개들이 니 개눈깔 감녕 보다 낫다 임마~"

난 이해가 안된다. 개장수 장군은 저리도 저 개들을 믿는 걸까?

"야 집중해. 군주 님 말씀하신다."

개장수 장군이 개들의 목줄을 고쳐 잡으며 나를 다그쳤다.

"오늘은 우리가 남들보다 앞서 자원주의 관문을 뚫는 날이오. 당당히 저 포판진의 괴뢰군을 몰아내고 우리 쟁•지•려 연맹이 정말 지려버린 다는 것을 증명하겠소!"

군주 운유 님의 교장선생님 같은 훈화 말씀이 끝나고 사인중달 장군의 지휘아래 포판진 공략을 시작했다.

"돌격 앞으로!!!"

"야 발 밟았어!!!"

"병기 빼 병기같은 놈아!!"

"김 뱀 기상하셔야됨다."

저마다의 파이팅과 함께 달려나갔다. 바람은 상쾌하고 노을은 아름답고 꽃내음은... 뭐지 이 피비린내...?

앞서가던 선배들의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 막사로 돌아오고 있었다.

"선배님 뭡니까?"

"아 괜찮아. 회복하고 다시 가면 된다."

"(끄덕) 제가 박살내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박살이 났고, 눈을 까뒤집은 채 파르르 떨고 있는 감녕의 멱살을 잡아 끌어 막사로 왔다.

제일 먼저 출발했던 개장수 선배의 개 한마리는 진영을 이탈하고 어딘가로 뛰어 가고 있었다.

"야 너 왜 일제사격 안날려?"

"정보가 아직 입대 안해서 버프가 없는데요..."

"ㅈㄹ 니가 준비가 안됐겠지. 아까 화살 떨어져서 활대 들고 달려가다 방패맞고 뒹구는 거 내가 봤다. 너 그냥 저 개랑 같이 집에 가라."

감녕과 헛소리를 주고 받다 어느덧 먼저 정신차린 선배들이 다시 돌격하기 시작했다.

"선배님 힘내십쇼...!"

"주둔군 겁나 세다... 낙양보다 빡세다..."

그랬다. 어느정도 수가 줄던 주둔군은 이제 더이상 물러서지 않았고 쟁의 병력회복은 한계를 보였다.

"야 감녕, 앓는 소리 말고 얼른 허리를 곧추 세워라."

"아 난 이제 틀렸어요... 너무 많이 뺐나봐, 곧추 세워지지 않아요..."

"이제 틀렸나? 운유 군주 님 날 보고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남은 시간 1분... 1분 안에 저 주둔군 3부대를 까야 한다. 하지만 너무 병력을 잃었어...

"퇴각해야 합니까...? 이제 힘이 없어요..."

그때였다.

'딸랑'

"야 감 ㅅㅂ로마 방울소리 내지 마라고!! 너 아까부터 누워있던 거 걸린다고!"

"아... 저 아닌데요...?"

"어떤 새기가 장난질을...!"

저쪽에서 개장수 선배가 방울을 흔들고 있었다.

"선배... 지금 뭐하는..."

"쉿, 기다려~"

선배님은 마치 개에게 명령하듯 내 입을 막고 눈을 찡긋거렸다.

'딸랑'

'딸랑'

"월월"

'딸랑 딸랑'

"월우러우ㅜ월!!"

'아니 저 개... 아니 저 분은!!'

용맹한 보더콜리가 본성에서 만땅 병력을 채우고 개장수 선배의 방울소리를 찾아 뛰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헥헥... 월! 크르르..."

"자~ 드가자~"

개장수 선배가 포판진을 향해 손을 휘저으며 보더콜리에게 명했다.

1분... 50초... 40초...!

보더콜리의 맹렬한 돌진에 주둔군 3부대가 일제히 무너져내렸다.

"보더콜리!!!"

맹원들은 흥분 그 자체! 온 사방에 개 짖는 소리가 가득찼다.




이마 한가득 땀이 맻힌 이카르디 승상은 석양을 바라보고 낮게 뇌까렸다.

"하, 개판이네..."

그러나 난 보았다. 그렇게 말하며 지어지던 입가의 미소를.


***에필로그


포판진 까면 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건 내 착각이었다. 관중에 들어서자 험준한 산맥이 우리 앞을 가로 막았고 길작 지옥이 시작됐다. 역시 나는 유비가 끄는 공성 병기를 타고 하북을 거닐 뿐이었지만...

그때,

군 : 야, 일 안 해? 이거 일 좀 하는 거 같아서 관직 줬더니 맨 놀고만 있네?

고스트라이더 : 아 그게... 그때는 재밌었는데 말입니다. 관직 달고 나니까 영 일 하는 기분이라서 흥이 안나지 말입니다...

군 : 진실의 방으로 들어갈래?

고스트라이더 : 아포칼립스... 재미는 세기말...

군 : 뭔 개소리야 가서 일해

고스트라이더 : 킹치만... 이렇게 농땡이 피우지 않으면 군쨩이 날 봐주지 않는걸...?

서아 : 님 이새기 제가 패업?

반응형